[사스 진원지 광둥에선…] "야생동물 먹으면 엄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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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간부와 당원들은 절대로 야생동물을 먹지 말라."

사스의 진원지였던 광둥(廣東)에서 뱀.오소리.사향 고양이 등 야생동물을 먹은 당 간부들에 대해 일벌백계로 혼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야생동물이 사스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전파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리룽건(李容根) 광둥성 부성장은 최근 모든 당원들에게 이같이 명령하는 한편 당 기율검사위와 감찰부에 "야미(野味.야생동물의 음식 맛)를 즐기는 간부.당원을 엄하게 징계.처벌할 규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의 일부 식당들은 그동안 정력에 좋다거나 자연의 맛을 선보인다는 명목으로 야생동물을 요리해 비싼 값에 팔아왔다. 고객층은 주로 기업인이나 이들의 접대를 받는 당.정 간부였다.

공산당원은 물론 일반인들의 '몬도가네식 식도락'에도 제동이 걸렸다. 광둥성 정부는 야생동물을 매매.요리하는 업체가 발견될 경우 영업허가를 취소하고, 야생동물을 잡는 행위를 처벌키로 했다. 이런 영업을 한다는 간판을 달거나 광고를 하는 것도 금지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유별난 식도락 습관이 얼마나 바뀔지는 미지수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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