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해안 ‘동맥’이 막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기사 이미지

낙뢰로 끊어진 케이블 지난 3일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해대교가 24일까지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4일 서해대교 왼쪽 주탑 맨 위 케이블이 끊어진 채 매달려 있다(원 안). 안전성검토위원회는 화재의 원인을 낙뢰로 결론 내렸다. [뉴시스]

기사 이미지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양방향 통행이 최소한 20일 동안 전면 중단된다. 지난 3일 발생한 서해대교 화재로 손상된 케이블을 해체한 뒤 새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업 경과에 따라서는 오는 24일 이후에도 전면통제가 지속될 수 있다.

하루 9만 대 오가는 서해대교 24일까지 통제 … 38번 국도 우회 주말 2시간 더 걸릴 듯
수도?충청권 교통대란 예고

 서해대교는 양방향으로 하루 평균 9만5600여 대가 오간다. 반면 인근 우회도로인 38번 국도의 교통량은 하루 평균 4만1800여 대 수준이다. 따라서 서해대교가 막힐 경우 38번 국도에 두 배 이상 많은 차량이 몰리게 된다. 실제로 4일 38번 국도는 하루 종일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게다가 주말엔 이보다 20~30% 교통량이 증가한다. 이 중 일부 차량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국토의 중심축인 경부고속도로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서해대교 전면통제로 연말을 앞두고 수도권과 충청 지역의 주요 간선도로에서 연쇄 교통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고 현장을 점검 중인 서해대교 안전성검토위원회는 4일 “ 끊어진 케이블의 손상 정도가 심각해 현 상태로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진단 결과 서해대교 2번 주탑의 72번 케이블이 절단된 것 외에 56, 57번 케이블도 기능을 상실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71번 케이블에서도 피복 손상이 발견돼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다. 위원회는 추가 손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케이블 철거에 10일, 재설치에 10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직후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송악IC 13㎞ 구간을 전면통제한 뒤 차량들을 아산만방조제를 지나는 38번 국도로 우회시키고 있다. 하행선은 서평택IC를 나와 38번 국도를 이용해 송악IC로, 상행선은 서산IC나 송악IC를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서평택IC로 진입하는 방식이다.

 국토교통부는 38번 국도로 우회하면 거리는 17㎞, 시간은 30여 분 더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4일 왕복 4차로인 38번 국도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속 60㎞인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1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시간도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 더 걸렸다. 주말엔 최대 2시간 넘게 정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대 고승영(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서해대교가 막힐 경우 다른 우회도로가 마땅찮아 38번 국도에 스필오버(물이 차면 넘치는 현상)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5~6일 주말엔 더욱 극심한 체증이 우려된다”며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가급적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신진호·윤석만·박수철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