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국제화 덜된 상암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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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그런데 경기장 안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외국인 관광객 일행이 음식을 주문하는 데 30분이나 걸렸던 것이다.

절차가 조금 복잡하기는 하지만 외국인이 30분이 넘도록 음식을 주문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도대체 무슨 일인가 해서 외국인 쪽에 가봤다.

그들이 곤란해 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메뉴판이 한글로만 작성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메뉴판 옆에는 음식 모형이 있기는 했지만 내가 외국인이라 해도 그 모형들을 보고 어떤 맛의 음식일지를 가늠하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상암경기장은 월드컵의 추억을 회상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명소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곳의 식당에 외국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다니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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