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가 마약 잡아? 중국여행자 줄면서 적발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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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확산이 마약사범 퇴치에 공헌(?)했나. 현재 국내에 밀반입되는 히로뽕의 99%는 중국산이다. 그런데 사스가 창궐하면서 중국 여행이 줄자 마약사범도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25일 대검 마약부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적발된 마약사범은 2천6백71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4천6백92명)보다 43%나 줄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류 사범이 연간 1만명을 넘어선 1999년 이래 이 같은 감소 현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사스 발생과 중국 측의 단속 강화가 국내 마약공급 감소로 이어졌고, 최근 들어 히로뽕 밀거래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히로뽕 1회 투약분(0.03g)의 경우 지난달 8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9만원선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스가 진정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4일 중국 베이징에 대한 여행자제 권고조치를 해제하자 검찰은 또다시 중국으로부터 마약 밀반입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관세청 및 중국 마약당국과 협력해 마약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기로 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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