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이모저모] "현대車만 5년째 연속 분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25일 민주노총이 부분파업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산업 현장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참가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조합원들의 호응마저 높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

○…현대차 노조는 총파업을 자제하면서 부분파업.잔업거부 등으로 명분도 살리고 실속도 챙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헌구 노조위원장은 "낮은 지지율에 대해 집행부가 당황한 것이 사실"이라며 "경영을 방해할 의도가 없는 만큼 합법적인 파업과 합리적 사고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의 한 조합원은 "집행부가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 회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을 내놓아 사태가 꼬였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현대차는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보다 대외 신뢰도 하락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회사 측은 "최근 내수 부진 등으로 재고가 6만대에 이르러 당장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파업 사실이 해외에 알려져 수출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이 노사 안정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파업이 자동차 산업의 발목을 잡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빅3는 1998년 이후 5년째 분규 한번 없는데 현대차의 경우 반대로 5년 연속 분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조원에 이르는 이익을 낸 일본 도요타도 올해 기본급 인상을 동결하는 대신 성과급을 주기로 했는데도 노조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인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은 노조간부 50여명만이 창원 용지공원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공장은 정상 가동됐다. 노조 측은 3천6백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비번자 3백여명에게 파업 동참을 독려했으나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쌍용차.기아차의 파업으로 이날까지 8천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1천1백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이날까지 7천여대(9백70억원)로 가장 많았다. 기아차는 8백여대(1백20억원), 쌍용차는 2백대(20억원)의 자동차를 못 만들었다.

울산=허상천 기자, 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