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린 만큼 돈내는 종량제車 日도요타 '없던 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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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 만큼만 차 값을 받는'도요타의 신(新) 자동차 판매전략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도요타는 지난해 10월 소형차인 '윌 사이파(WILL CYPHA)'를 판매하면서 도입했던 'P-way'라는 판매방식을 8월부터 없애기로 했다. 이 방식은 목돈을 주고 차를 살 필요가 없고, 매달 자신이 달린 주행거리만큼만 돈을 내는 것이다.

얼마를 달리든 빌린 날짜에 따라 돈을 내야 하는 렌터카와도 차별화되는 방식이었다. 쉽게 말하면 운전자는 일정 기본요금에 자신이 사용한 시간 만큼 청구되는 휴대전화 요금을 내듯 차값을 내면 됐다. 회사측은 차량에 탑재한 단말기를 통해 주행거리를 계산했다.

도요타가 당초 이 방식을 도입했던 것은 젊은이들이 휴대전화에 익숙해져 있는 만큼 자동차에도 휴대전화 같은 요금방식을 채택하면 인기를 끌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회사측은 이 방식이 인기가 없어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 계약건수로 보면 'WILL CYPHA'전체 판매량의 17%가 P-way방식으로 팔렸다. 당초 예상의 3배가 넘는 수치였다.

문제는 도요타가 생각했던 것보다 이용자들이 훨씬 차를 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손해보는 장사가 된 것이다. 이 방식이 젊은층을 주 타깃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40대 주부들이 가까운 수퍼나 백화점에 가는 용도로 이용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의 일부 대리점에서는 "대금을 회수 못할 리스크가 없다"며 이번 'P-way'중단 결정에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이대로 계속 가봤자 적자만 쌓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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