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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온 푸틴 조카 “한·러 대학 교류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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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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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발달한 인문학과 한국의 정보기술(IT)을 대학 간에 공유하게 해 양국이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러시아 아카데믹 재단’ 의장
한국에 세계 여섯번째 지부 세워

 최근 만난 ‘러시아 아카데믹 재단’의 로만 이고레비치 푸틴(38·사진) 의장은 방한 목적 중 하나를 이같이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로만 푸틴 의장은 한국 지부 설립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러시아 아카데믹 재단은 어떤 일을 하나.

 “지난 2013년 설립된 ‘젊은 재단’이다. 러시아 국립학술원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 러시아 대학을 설립하고 국제적인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는 게 주요 업무다. 중국·이집트 등 5개 해외 지부에 이어 올해 6번째로 한국 지부를 설립했다.”

 -한국과의 교육·문화 협력 방안은.

 “양국이 대학 교육의 교류를 통해 상호 발전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후 혼란의 시기를 지나면서 예술이나 인문학, 경제 쪽에 대학생들의 관심이 몰렸다. 공학 기술이나 IT 쪽엔 소홀했다. IT 강국인 한국의 대학생들이 인문학을 기피하는 것과 반대인 셈이다. 양국이 각자의 강점을 전파하고 또 수용하면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구체적인 복안은.

 “한·러 대학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모스크바 국립대학원에 진학하는 한국 학생이 1년간 한국에서 러시아어를 배울 수 있는 어학 프로그램 신설을 추진 중이다. 한국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한 것으로 아는데 러시아 같은 잠재력 있는 국가의 일자리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 이를 위해 향후 양국 간 교류 프로그램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

 -교육 사업 이외에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 활성화 방안은.

 “내년 6월 열리는 라흐마니노프 콩쿠르에 전 세계 73개국 음악가들이 참여한다. 한국에서도 피아니스트 조성진씨 같은 훌륭한 뮤지션들이 와서 예술 축제의 장을 열어 줬으면 좋겠다.”

 라흐마니노프 콩쿠르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와 함께 러시아 제2대 콩쿠르로 꼽힌다. 군 무술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로만 푸틴 의장은 러시아 태권도협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한국의 태권도 코치·심판들을 위한 교육 내용도 러시아에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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