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민주주의 지킨 마지막 인물 떠나” JP “신념으로 헤쳐와 오늘에 이른 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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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왼쪽)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차남 현철씨를 위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 민주화의 큰 축이 사라졌다”며 애도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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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계 인사들을 빼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이는 22일 오전 8시52분 휠체어를 타고 도착한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였다. 절 대신 두 손을 깍지 낀 채로 묵념을 한 뒤 그는 YS의 차남 현철씨의 손을 잡고 “자당님(손명순 여사) 끝까지 잘 모셔요”라고 말했다.

전두환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

 JP는 내빈실에서 현철씨 등에게 “회자정리(會者定離·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뜻)란 말이 떠올라요”라고 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건강하셔야 한다”고 하자 JP는 “나도 이제 여생이 얼마 안 남았는데 저승에 가서 봬야지…”라고 말했다. YS에 대해 “하여간 신념의 분이야. 신념으로, 못할 거 어려울 거 헤치고 오늘에 이른 분이야”라고 회고했다. YS가 자주 썼던 “씰데(쓸데)없는 소리”라는 말과 YS가 여야 국회의원에게 돌렸던 거제도 멸치를 화제에 올리며 “그 멸치, 김정일이한테도 간 거 아니요?”라고 했다.

 오전 10시50분쯤 빈소를 찾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킨 유일한 인물이 이제 사라지고…. 맨날 산업화와 민주화를 자랑했는데 완전 큰 축이 사라지네”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YS 재임 시절 구속됐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보도자료를 통해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분이니까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조화를 보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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