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제 '수렁속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독일 경제가 자동차업계의 파업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이는 판국에 자동차업계의 파업이 장기화하면 독일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독일이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실정이다.

BMW자동차는 23일(현지시간) 부품 부족으로 뭔헨공장의 BMW 3시리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계속된 파업으로 이날 레겐스부르크 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폴크스바겐(VW)도 다음주께 볼프스부르크의 조립 라인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이번 파업은 독일 최대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3주 전 동독지역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주 38시간에서 서독과 같은 수준인 주 35시간으로 단축할 것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독일에서는 일반적으로 임금과 근로조건 협상이 개별 기업이 아닌 산업별로 이뤄진다.

이번 파업에는 VW의 드레스덴 공장 등 주로 동독지역에서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 수백개가 참여했다. 23일 현재 9천명 이상의 노동자가 생산현장을 떠나 작센.브란덴부르크.베를린 지역 10개 공장이 조업을 못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독일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한 데 이어 1분기에도 마이너스 0.2%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24일 독일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는 유로화 오름세가 계속되면 독일이 디플레이션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