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돋보기] 방송단체에 '女風'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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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드라마 속 왜곡된 여성상이 달라질 것인가. 나아가 여성 아나운서는 예뻐야 한다는 방송가의 속설도 깨질 것인가.

최근 방송가에선 이런 예측들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방송위원.KBS 이사.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에 활발한 여성 운동을 벌이던 인사들이 대거 입성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멤버는 방송사 프로그램 개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다.

방송위원회는 KBS의 경우 종전의 한명에서 세 명으로 여성 이사 수를 늘렸다. 방문진은 전과 마찬가지로 두명을 여성 몫으로 할당했다. 또 EBS의 경우 모두 남자였던 방송위원회 추천 몫(3명)에서 한명을 여성으로 선임했다.

노성대 방송위원장은 "인사를 통해 방송계 전반에 여성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KBS.방문진 이사들은 23일 임명장을 받고 활동을 시작했다.

KBS 이사로 뽑힌 김상희(49) 여성민우회 대표는 1970년대 중반 민우회를 근거지로 여성운동을 시작한 뒤 사무총장.부회장을 거쳐 대표에 오른 인물. KBS 이사에는 이밖에 윤수경(57)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과 이영자(57)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가 이름을 걸었다.

MBC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선임된 이옥경(55.사진)씨 역시 여성민우회 부회장 출신. 내일신문에서 뉴욕특파원을 지냈고 2000년부터 여성주간지 미즈엔 대표로 있으며 여성계 이슈에 정통하다. 그는 초대 방문진 이사를 지낸 고(故)조영래 변호사의 부인이기도 하다.

또 유숙렬(50)씨는 9명으로 구성된 방송위원회에서 유일한 여성 위원이다. 그는 문화일보에서 여성문제를 주로 다뤄 왔으며, 페미니스트 잡지 '이프(IF)'의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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