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성폭행, 학교끼리 연합 "쉬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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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지역 중학생 8명이 또래 여학생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 해당 학교들이 연합해 이를 은폐해왔다고 18일 새전북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또 해당 학교 측은 피해 여학생을 다른 사유를 들어 타 지역으로 전학시키는 등 중징계를 내린 반면, 가해학생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3월.

이 지역 중학생들로 이뤄진 '끝없는 폭주'서클 회원 A군(15) 등 8명은 익산시 모현동 모아파트 B모양(12)의 집에서 B양을 차례로 성폭행 하는 등 같은해 8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일단 A군 등 6명에 대해 성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피해여학생은 성폭행 휴유증으로 방황하다가 일주일간 가출해 대학생과 여행을 갔으며, 학교 측은 피해여학생을 '원조교제를 했다'는 이유로 타 지역 학교로 전학토록 조처했다. 그러나 가해 학생들이 재학 중인 익산 D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6 ̄7월쯤 우리 학생 한 명이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기억하지만, 당시 피해자 학부모 등이 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아 선도위원회도 열지 않았고, 해당 학생에게 봉사활동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가해 학부모가 이 사실을 지난해 이미 알고 있었으며, 일부는 당시 학교 측과 상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위신이 떨어진다'며 사실을 은폐하려는 학교 측의 비협조로 자칫 수사가 미궁에 빠질 뻔 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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