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산물 중국 식탁 올리자” 칭다오에 홍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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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남도가 풍부한 농수산물을 앞세워 대륙 식탁 공략에 나섰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발효 눈앞 한·중 FTA 기회
전남도, 수출 확대 잰걸음
aT와 물류센터 활용 협약
수출 기업 판촉·통관 지원

 전남도는 10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靑島)에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한국농수산식품물류센터를 전남산 농수산식품의 중국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T물류센터에는 냉동·냉장 시스템을 갖춘 1만1614㎡ 규모의 창고가 있어 해상과 내륙 운송·통관·보관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칭다오 류팅국제공항 인근에 있어 중국 주요 대도시와 지리적 접근성이 좋은 것도 강점이다.

 향후 aT물류센터는 전남 농수산식품 판촉·홍보행사와 소비자 반응 조사, 통관 및 위생검역 대행, 바이어 발굴과 중국 내 유통 등을 돕는다. 자체적인 중국시장 공략이 어려웠던 중소 농수산식품기업들 입장에선 든든한 지원자가 생긴 것이다.

 전남도는 이곳에 30㎡ 크기의 ‘전남 농수산식품 홍보관’을 설치하기로 했다. 현지 바이어와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와 상담을 하기 위한 공간이다. 전남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과 수출 확대를 돕는 한편 농어업인들이 중국시장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로도 활용된다. 전남도는 도내 수출 유망 농수산식품기업 4~5곳과 20개 품목을 선정해 내년부터 수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전남도가 대대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한·중 FTA 발효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양국간 FTA가 발효되면 국내에서 농수산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전남도의 입장에선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리게 된다. 전남이 비교 우위에 있는 쌀과 김치 등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게 된 것도 전남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달 31일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쌀과 김치·삼계탕 등에 대한 중국 수출에 합의했다. 전남의 경우 매년 쌀 재고가 넘치는 데도 중국 수출길이 막혀 판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최근 중국에서 일고 있는 변화를 전남의 농수산물을 수출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한국산 쌀과 김치의 중국 수출길이 열린 것 외에도 중국 정부가 내년 경제 성장률을 6%대로 낮춘 것과 1가구 2자녀 정책을 채택한 것 등 세 가지를 큰 변화로 꼽았다.

 그는 중국의 변화로 인해 한국 공산품의 중국 수출은 위축될 수 있지만 농수산물이나 가공 농수산품의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1가구 2자녀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해마다 200만 명의 신생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점도 대륙의 식탁을 공략할 기회로 보는 이유다. 이 지사는 “ 국민 1인당 경작지 면적이 세계 126위로 식량 부족국가”라며 “중국 3대 주곡인 쌀과 밀·옥수수의 중국 내 가격이 국제 가격에 비해 크게 높다는 점에서 전남산 농수산물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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