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통신3강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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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통신사업 강화에 적극 나섰다.

㈜LG는 23일 정홍식(鄭弘植.58.사진)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통신사업 총괄 사장으로 영입하고, 그룹에서 통신 자회사를 진두 지휘할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7월 1일자로 선임되는 鄭총괄사장은 LG텔레콤과 데이콤.파워콤 등 관련 자회사들에 대한 출자 관리와 시너지 극대화 등 미래 지향적인 사업전략을 짜게 된다. LG가 통신사업 총괄사장을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의 통신사업 강화는 KT.SK텔레콤 양대 회사에 맞서는 제 3의 유.무선 종합 통신업체가 탄생할 가능성을 크게 해주고 있다. 현재 LG는 ▶이동통신업체인 LG텔레콤▶전국적인 통신망을 지닌 파워콤▶제 2위의 시외.국제전화 사업자인 데이콤 등 유.무선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들 업체간 상호 협력할 경우 향후 통신시장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가지게 될 전망이다.

특히 LG는 앞으로 시내전화 및 초고속인터넷 분야 2위 업체인 하나로통신의 최대 주주로서 영향력을 발휘할 예정이어서 통신업계 재편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통신사업 강화 배경=현재와 같이 업계 2위(유선), 3위(무선)로 있다가는 그룹 이미지 추락은 물론 그동안 투자한 돈도 회수하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에서 강공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 정상국 부사장은 이날 "통신업계의 거물급인 鄭전차관을 총괄사장으로 영입한 것은 LG 입장에서 앞으로 통신사업을 제대로 챙겨보겠다는 뜻"이라며 "신임 鄭사장은 지주회사 경영진으로 그룹 통신사업의 청사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鄭신임 사장도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얼마전 강유식 부회장으로부터 LG가 통신사업을 강화하려고 하니 선두에서 전략을 짜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통신 3강 가능한가=정보통신부 유영환 정책국장은 "그동안 통신사업의 미래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였던 LG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강화할 경우 통신시장에 지각변동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선(데이콤.파워콤)과 무선(LG텔레콤) 서비스를 모두 갖고 있으면서도 사분오열돼 그동안 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그룹이 지원사격을 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하나로통신까지 확실하게 LG 편으로 들어올 경우 KT. SK텔레콤에 맞설 수 있는 통신강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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