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마약 파티, LA 한인타운 주택가 몸살

미주중앙

입력

술과 마약을 함께 즐기는 젊은이들의 파티 문화가 LA한인타운 주택가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특히 할러데이 시즌을 맞아 그 빈도는 크게 늘 것으로 우려된다.

문제는 약물 및 알코올 과다 섭취로 인한 2차 사고에 주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이다. LA경찰국(LAPD) 올림픽 경찰서 풍기단속팀(Vice Unit)의 닉 네멕 수사관은 "약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거나, 난폭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LA한인타운 윌셔 불러바드 선상의 아파트에서는 집에서 파티를 즐기던 20대 한인 여성이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 구급대가 출동해 응급 조치를 취한 뒤 병원으로 옮겼지만 여성은 중태다. LAPD 측은 "병원에서 마약성 약물을 과다 복용해 쇼크가 일어난 것으로 진단했다"며 "현장에서는 벤조 퓨리(Benzo Fury)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5가와 킹슬리 드라이브 인근에서는 한 백인 남성이 난동을 부렸다. 한 주민이 밤 늦도록 음악을 크게 틀고 파티를 즐기는 남성에게 항의하자, 거칠게 대응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남성은 경찰에 체포됐다. LAPD 풍기단속팀은 "밤 10시 이후 소음 발생, 폭력 혐의로 체포했다"면서 "금지된 혼합 마약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풍기단속팀에 따르면 최근 타운에는 멕시코 갱단을 통해 마약이 대량 유입됐다. 일명 '스피드볼(speed ball)'로 통하는 종류다. 스피드볼은 코카인이나 헤로인 등의 강력한 환각제를 섞은 마약을 말한다.

정신과 전문의 최신정 박사는 "몸에 매우 유해하고 환각 작용이 강력하다. 복용시 약리작용이 3배 이상 증가되는데, 행동이 난폭해지고 충동을 절제하지 못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네멕 수사관은 "실제로 교통 사고, 성범죄, 폭행을 일으킨 사례가 많다. 파티가 많은 연말에 사례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마약 파티가 늘자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버몬트와 윌셔 교차로 아파트 주민 김모(29)씨는 "복도를 지날 때마다 마리화나 냄새가 진동하고 소음이 심하다. 경찰과 매니저에게 신고를 해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하버드 불러바드 선상의 아파트 주민 박모(31)씨도 "두 달째 소음과 이상한 냄새가 매우 심해졌다. 관리실은 방치만 한다. 집을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경찰서 측은 "신고를 받으면 경찰이 경고를 준다. 2차 사고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주민 신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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