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로 가격 경쟁, 물가 2%P 인하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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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새로운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은 해외직접구매(해외 직구)가 가격 경쟁을 유발해 물가를 낮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적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 “새 유통채널, 정책 반영해야”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된 해외직구 대상 103개 품목의 올해 6월 현재 물가상승률(2012년 1월 대비)이 다른 품목보다 크게 낮았다. 내구재(사용기간이 긴 상품)의 경우 장롱, TV와 같은 해외직구 품목의 물가상승률은 -6.9%로 전기매트, 비데 등 여타 품목(0.7%)과 7.6%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가공식품도 커피, 유제품을 포함한 해외 직구 품목의 물가상승률(3.6%)이 다른 품목(9.9%)보다 6.3%포인트 낮았다.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차이는 더 크다. 관세청에 따르면 여성수영복(8.4배), 향수(8.0배), 디지털카메라(2.1배)처럼 가격 차이가 두 배를 넘는 제품도 있다. 이에 한국의 해외직구 실적은 2012년 8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2년새 2배 불어났다.

 최창복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직구가 새로운 유통채널로 등장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자들 간 가격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수입업자를 거치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해외 직구가 소비자물가지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런 변화를 고려해 향후 해외 직구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장기적으로 2%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추정했다. 최 연구위원은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채널의 변화를 인플레이션 전망과 통화신용정책 수행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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