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된 박지원씨 요즘]이익치에 분통 "계좌추적 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 중인 박지원(朴智元)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읽고 있다. 해방 직후 극심한 좌.우익 갈등과 양민 희생을 그린 소설가 조정래씨의 작품이다. 朴전실장은 그걸 10년 만에 다시 읽으면서 주변에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햇볕정책'에 대한 믿음이 더 커졌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朴전실장은 지난 21일 자신을 면회온 민주당 박양수(朴洋洙)의원에게 "대북송금 문제의 모든 책임을 내가 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미 구속된)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근영 전 금융감독위원장에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반면 朴전실장은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 대해선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고 朴의원이 전했다. 朴전실장은 "현대 비자금 1백50억원을 받았다는 李씨의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모함으로, 특검에 계좌추적을 빨리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李씨 주장을 일방적으로 보도한 일부 언론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는 게 朴의원의 얘기다.

朴전실장은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할 것 같다는 소식에 반가움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런 朴전실장에게 DJ는 조만간 김한정 비서관을 보내 위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