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막고…달리고, 이종범 '폭풍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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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기아)은 왜 '야구 천재'인가.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기간(7백79경기)에 1천안타를 만들어낸 정상급의 타격, 서른셋의 나이에도 지칠 줄 모르고 도루를 밥먹듯 해내는 빠른 발, 강한 어깨와 타고난 센스로 상대 주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수비능력까지-. 말 그대로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만능'이기 때문이다.

이종범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며 기아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범은 2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동점타, 역전득점 등 4타수 2안타.1타점.1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 두산 선발 손혁의 페이스에 끌려가던 기아는 0-1로 뒤지던 6회초 이종범이 경기에 불을 붙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종범은 볼카운트 0-1에서 손혁의 변화구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쳐 좌전안타로 연결, 2루주자 김상훈을 불러들였다.

1루에 나간 이종범은 후속 김종국이 중견수 옆에 떨어지는 단타를 때렸을 때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폭풍 질주'를 과시했다. 볼카운트가 2-3이어서 자연스럽게 스타트를 끊은 이유도 있지만 이종범의 센스와 발이 아니면 하기 힘든 플레이었다.

타구가 중견수 쪽에 떨어질 때 이종범은 이미 2루를 지나 3루 근처에 도달해 있었고, 중견수 정면이 아닌 약간 오른쪽임을 감지한 뒤에는 3루마저 그대로 통과, 홈까지 파고드는 날카로운 센스를 과시했다. 역전 득점이자 결승점이었다.

이태일,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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