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씨 남긴 조흥은행 협상 타결] 협상 타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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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시작된 조흥은행 파업은 21일부터 22일 새벽까지 진통을 거듭한 끝에 극적인 타결을 이뤄냈다. 숨가쁘게 돌아간 협상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다.

-21일 오전 2시:20일 열린 1차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한 정부.노조.신한금융지주는 비밀리에 다시 만나 2차 협상을 했다.

-오전 3시30분: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이 "결렬됐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이때만 해도 협상 전망이 불투명해 파업사태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오전 11시:협상이 지지부진하자 김진표 부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 투입 방침을 시사하며 노조에 압박을 가했다.

-오후 4시:노사정 3자는 물밑 접촉에서 3차 협상을 하기로 했으나 시간이 계속 늦춰졌다. 협상이 타결될 경우 조흥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실시해야 하느냐를 놓고 3자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金부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늦어도 22일 밤 0시까지 협상의 결론이 나와야 한다"며 이때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후 5시:경찰이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노조도 폐타이어.철망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농성장 주변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노조 집행부는 장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열고 내부 의견 조율을 시도했으나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후 10시: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 정부 측 관계자와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허흥진 조흥 노조 위원장 등 노조 대표, 신한지주의 라응찬 회장과 최영휘 사장 등이 속속 도착하면서 심야 3차 협상이 시작됐다.

-22일 0시30분:경찰이 허흥진 위원장 등 조흥 노조 집행부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들고 농성장을 찾아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오전 3시:노사정은 10개 항의 협상안을 잠정 타결하고 조흥 노조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許위원장을 농성장으로 보냈다. 許위원장은 도착 직후 노조 분회장들을 강당으로 집합시켜 합의안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오전 5시30분:許위원장이 방송으로 합의안 찬성을 호소하면서 본격적인 찬반투표가 시작됐다. 중간 개표 결과 찬성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왔다.

-오전 7시30분:협상장에 있던 노사정 대표들은 협상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오전 8시30분:조흥 노조는 파업정리 집회를 열었다. 일부는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를 발표한 협상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후 조합원들이 짐을 챙겨 하나 둘 농성장을 빠져 나가면서 닷새에 걸친 파업 사태는 막을 내렸다.

주정완.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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