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특검 연장 거부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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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22일 대북송금 특검수사에 대해 "막 뒤범벅이 돼서 끌고가는 것보다는 마무리할 것은 일단락하고 여기서(특검수사에서) 불거진 것, 안 밝혀진 것은 따로 또 했으면 싶다"고 말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할 뜻임을 시사했다.

盧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명륜동 배드민턴장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의혹이 있고 밝혀야 할 것은 밝히게 하되, 마무리할 것은 마무리하고 새로 나온 것은 새로 조사했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盧대통령의 언급은 '특검수사 종료-남은 의혹 별도 조사'의 수순을 예고한 것이어서 이런 입장이 최종 확정될 경우 특검정국은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과 맞물려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盧대통령은 23일 오전 특검 측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윤태영(尹太瀛)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앞서 송두환(宋斗煥)특별검사는 盧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진 21일의 청와대 조찬 면담에서 "김대중(金大中)전 대통령을 조사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고 문재인(文在寅)청와대 민정수석이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盧대통령이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할 경우, 별도의 특검법을 제출하는 한편 민생과 관련없는 법안에 대한 심의 거부, 국무위원 해임건의안 처리 등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훈.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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