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사무실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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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서울 시내에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 올 들어 실물경기가 급랭하면서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어난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과 기업이 몰려 있는 여의도는 빈 사무실 비율(공실률)이 석달새 세배 가량으로 늘었다. 이대로라면 하반기에는 빈 사무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부동산 투자자문회사인 신영에셋은 서울 시내 연면적 2천평 이상, 10층 이상 빌딩 6백78곳을 대상으로 임대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실률(면적 기준)은 평균 2.6%로 지난해 말(2.2%)보다 0.4%포인트, 지난 3월 말에 비해서도 0.3%포인트 늘어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는 공실률이 3월 말에는 평균 0.9%였으나 지금은 2.5%로 급등했다. 경기침체가 오래 가자 많은 기업들이 살림살이를 줄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도심(종로.중구)의 공실률도 3월 말 평균 3.1%에서 3.5%로 늘어났으며 이 중 을지로와 남대문로는 4.0~4.5%나 됐다.

빈 사무실이 늘자 월 임대료도 떨어지고 있다.

여의도는 3월 말 평당 4만1천원에서 이달 20일 현재 3만7천원으로 4천원, 도심도 평당 5만9천원에서 5만6천원으로 내렸다. 신영에셋 김상태 상무는 "경기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자 올 2분기부터 빈 사무실이 갑자기 늘고 있다"며 "특별한 호전 요인이 없는 한 올 하반기에도 사무실 경기는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남권은 공실률이 3월 말(2.4%)과 비슷했으며 월 임대료도 평당 4만2천원에서 4만6천원으로 올랐다. 현지 부동산업자들은 "강남권은 비교적 인프라가 잘 갖춰져 대기업이나 신규 창업자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에서 임대료(전세)가 가장 비싼 지역은 남대문로로 평당 6백35만4천원이다.

박원갑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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