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파업·카드채 복병 넘고 700선 뚫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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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주 증시에는 많은 신기록이 쏟아졌다. 주역은 외국인들로, 이들은 올들어 가장 긴 17일 연속 순매수(산 금액-판 금액)기록을 세웠고,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2조7천2백2억원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도 연초의 연중 최고치(666.71)를 세번이나 갈아치우며 690을 뛰어넘기도 했다.

이번주에도 국내 증시는 뉴욕증시와 외국인의 매수세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경기지표가 계속 호전돼야 미 증시가 상승 에너지를 보충할 것이지만 기대치에 비해 실적이 높을 것이란 보고는 없다.

외국인들의 매수 여력도 변수다. 이미 국내 증시 사상 두번째로 긴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여온데다 장세를 함께 이끌어줄 매수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먼저 주식을 사들여 장세를 이끌고 뒤따라 매수세에 가담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팔아 시세차익을 챙겨왔다.

하지만 개인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어오는 징후는 아직 미약하다. 11조원을 넘어섰던 고객예탁금은 다시 10조원대로 내려갔다. 그나마 신용융자 자금이나 미수금 등을 뺀 실질예탁금은 지난 3월 수준에서 꿈쩍하지 않고 있다.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르면 뮤추얼펀드 등 주식 간접상품에 돈이 들어오던 과거의 양상도 보이지 않는다.

조흥은행 파업이 몰고온 후유증은 물론 앞으로 대기 중인 파업도 증시에는 부담이다.

이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이번주 증시는 700선 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지수의 상승여력을 읽을 수 있는 20일 이동평균선으로 볼 때 여전히 전형적인 상승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잇따른 파업과 카드채 문제를 비롯한 악재들이 복병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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