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확대경] SK 저력이 빛난 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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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조급증과 SK의 저력. 이 두가지는 역전-재역전의 드라마 같은 승부를 연출한 20일 대구 삼성-SK전을 압축해준다. 삼성은 8회말 홈런 3방으로 대거 6득점, 10-5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그러나 삼성 타선의 막강 파워도 투수진의 무리한 운용 탓에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물량공세식으로 마구 투입하는 투수 운용은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에게 책임감을 심어주지 못하는 듯했다.

특히 마무리 노장진의 심각한 몸 상태는 앞으로도 삼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복병이 될 조짐이다. 최근 7경기에서 네차례 등판한 노장진은 20일 현재 27경기에서 48과3분의1이닝을 던졌다. 구원 선두의 라이벌 조웅천(SK)이 29경기에서 38이닝을 던진 것과는 큰 차이다.

SK의 저력은 상대적으로 더 빛난다. 20일 현재 SK는 40승(20패1무) 중 이날 삼성전 역전승을 포함, 18승을 뒤집기로 따냈다. 역전승 비율이 무려 45%다.

SK가 '역전에 사는 팀'으로 변신한 비결은 주전.비주전이 따로 없는 두터운 선수층에 있다. SK는 삼성전에서 최태원.채종범 등 벤치 멤버를 막판에 풀가동,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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