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언론에 분풀이, 아픈 곳 후벼 파는 입심에 경쟁자들 곤욕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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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언론에 분풀이, 아픈 곳 후벼 파는 입심에 경쟁자들 곤욕

아픈 곳을 후벼 파는 도널드 트럼프의 입심 때문에 공화당 경쟁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막말 선거운동의 달인인 트럼프가 주자들의 약점을 짚어내 이를 공론화하며 트럼프의 창을 맞는 공화당 주자들마다 상처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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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언론에 분풀이

지지율 하락과 함께 첫 위기를 맞은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언론에 분풀이를 하고 나서 이슈가 되고 있다.

트럼프는 26일(현지시간) 뉴햄프셔 주(州) 앳킨슨에서 열린 아침 유세에서 “언론은 의회보다 더 신뢰도가 낮다. 그들은 인간쓰레기들”이라고 언론에 분풀이를 했다.

트럼프는 또 “그들은 불법적이고 끔찍한 사람들이다. 언론계에 일부 훌륭한 사람들도 있지만, 50% 정도는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미 주요 언론의 보도가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에게 쏠리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이후 줄곧 당내 대선주자 가운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최근 실시된 세 차례 아이오와 주(州) 여론조사에서 카슨에게 연이어 역전을 허용했다.

블룸버그-디모인 레지스터의 여론조사(10월16∼19일· 401명)에서 트럼프는 19%에 그쳐 28%를 얻은 카슨에 9% 포인트 뒤졌고,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10월14∼20일·574명)에서도 20%의 지지율로 역시 28%를 기록한 카슨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이날 공개된 미 몬마우스 대학의 새 아이오와 여론조사(10월22∼25일·400명) 결과 카슨(32%)과 트럼프(18%)의 지지율 격차는 무려 14% 포인트에 달했다.

트럼프는 언론과 함께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내가 배운 또 하나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멍청한가’ 하는 것이다. 만약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일을 잘했다면 그를 좋아했을 것이고, 내가 대선에 나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 “이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대선에 나오지 않았다면) 내가 이른 아침 7시에 TV 생중계 화면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내가 출마 선언 직후부터 104일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는데 내가 승리하면 여러분은 지겹도록 승리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언론에 분풀이 선거 기법은 거친 주장이나 막말로 이슈를 만들어 여론의 관심을 계속 확보하고 충성층을 만들어 가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화당 주자들의 약점을 파헤치며 공화당의 전체 전력을 약화시키는 후유증도 가져오고 있다. 부시 전 주지사의 이라크전 논란이나 루비오 의원의 표결 불참은 향후 민주당에게 공격 호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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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언론에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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