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맞는 죄수복 없어 석방된 거인, 계속된 말썽에 경찰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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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당국이 219㎝에 달하는 큰 키 때문에 교도소에 수감할 수 없는 범죄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영국 데번에 거주하는 주드 메드카프(25·사진)는 2014년 3월 폭행과 절도 등 갖가지 범죄를 저질러 징역 20개월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죄수복과 침대가 메드카프의 몸에 맞지 않아 일반 교도소에서 생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재판부는 그를 석방했다.

일반 사람들처럼 키가 작아지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스스로를 ‘tiny(아주 작은)’라고 부르는 메드카프는 석방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말썽을 이어갔다. 경찰을 사칭해 백화점에 전화를 건 후 “지금 백화점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니 모든 승객을 대피시켜야 한다”며 장난을 치는가 하면 편의점에서 과자와 사탕을 훔치는 등 24건의 경범죄를 저질렀다. 심지어 중학생과 고등학생들을 놀이터로 끌고 간 뒤 1시간 동안 그네를 밀어달라고 하는 짓궂은 장난도 일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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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국 인터넷뉴스 SWNS]

결국 경찰에 다시 체포된 메드카프는 추가로 징역 8개월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메드카프만을 위한 죄수복과 침대를 준비하지 못해 사법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도소에 보내지 않고 또 다시 석방하면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메드카프가 범죄를 이어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특히 메드카프가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 Syndrome)‘을 앓고 있는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메드카프에겐 형벌보다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동정론까지 일고 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남들보다 X염색체가 1개 이상 더 존재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신체 성장은 빠르지만 학습 기능 저하나 정신 장애 등을 보이는 병이다. 실제 메드카프의 정신 연령은 15세 중학생 수준이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사진=영국 인터넷뉴스 SW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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