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찬 42% 반 53%로 여론 뒤집혀 … 새누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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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왼쪽부터)가 22일 새누리당 주최 긴급좌담회에 참석했다. 박 교수는 이 자리에서 “여당 전체가 이론무장부터 하라”고 충고했다. [뉴시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여론이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0일 실시)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은 52.7%로, “찬성한다”(41.7%)를 11%포인트 앞섰다. 지난 13일 조사에선 찬성 47.5%, 반대 44.7%였다. 이번 조사에서도 대구·경북 지역이나 새누리당 지지층에선 여전히 국정화 찬성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보면 국정화 반대 응답이 ▶대구·경북에선 16%포인트 ▶여당 지지층에서도 9.3%포인트 올라갔다.

서울대 교수 36명도 “집필 거부”
새누리 대책 놓고 긴급 좌담회
박세일 “여당 이론무장부터 하라”

 서울대 역사 관련 5개 학과 교수 36명은 22일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고 연구·자문·심의 등 관련 업무에도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 정부가 만들고자 하는 국정교과서는 역사교육의 본질에 위배되고 헌법정신과 충돌한다”며 “세계시민의 보편적 기준에 어긋나는 ‘올바르지 않은 교과서’”라고 말했다. 이어 “뜻을 같이하는 역사학자·교사들과 힘을 합해 대안적 역사교재와 참고자료를 제작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2일에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우려의 뜻을 표명하는 의견서를 교육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여론이 심상치 않자 새누리당 교과서개선특위는 22일 서울대 박세일·연세대 송복 명예교수를 초청해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박 교수는 “비상 당원대회를 열어 여당 전체가 이론무장부터 하라”고 충고했다. 김무성 대표는 고엽제전후회 주최 ‘교과서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에 참석, “주체사상을 미화하는 현재 교육은 역적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현행 역사 교과서(천재교육) 대표저자인 상명대 주진오 교수를 초청, 토론회를 열어 맞불을 놨다. 주 교수는 “대한민국에 좌편향 교과서는 없다. 정부·여당의 매카시즘 공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남궁욱·이지상·윤정민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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