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의도연구원 “금성 등 5종 교과서는 교육부 수정권고 거부하거나 제대로 이행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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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여연)이 “5종(금성, 두산동아,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교과서가 북한과 관련한 상당수의 서술에서 교육부의 수정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원문유지’입장을 고수하면서 수정을 거부했다”는 내용의 보고서(‘한국사 교과서 비교분석 자료’)를 당에 제출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여연은 보고서에서 “천재교육의 경우 노동신문을 그대로 소개하고 비판적 평가를 하지 않아 교육부가 ‘주체(사상)’의 허구성을 서술하라는 수정명령을 내렸지만 최종본에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는 김일성의 권력 독점과 우상화에 이용되었다’는 한 문장을 추가한 것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수정권고나 수정명령만으론 이념편향성에 제동을 걸 수 없다는 뜻이었다.

여연은 “5종 교과서는 북한이 불리한 사실은 서술하지 않고 누락시키거나 북한의 체제 선전용 자료를 무비판적으로 수록하는 등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했다”면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거나 극복해 통일을 이룰 대상으로 보지 않고 민족적ㆍ내재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인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연은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여연은 2013년 8월 검정을 통과한 8종 한국사 교과서의 주요 문제점으로 ^대한민국의 건국을 폄훼하는 등 대한민국의 정통성 훼손 ^북한체제에 대한 무비판적 접근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비롯한 발전과 번영 과소평가 등 3가지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5종 교과서가 대한민국과 북한 정권을 대등한 ‘정부’로 서술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인 것을 부정했고,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거론하면서 북한이 마치 제대로 된 선거를 통해 수립된 민주적인 정권인 것처럼 서술했다"고 지적했다.

여연은 “한국 현대사 서술에서 보이는 친북 성향과 반 대한민국 성향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5종 교과서는 두가지 서술이 다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반 대한민국적 서술의 사례로 미래엔 교과서 342쪽의 삽화를 들었다. 악마가 ‘IMF(국제통화기금)’와 ‘World Bank(세계은행)’를 이용해 후진국을 착취하고 다국적 기업에게 이윤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의 그림이다. 여연은 “리베르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가 경제성장 과정에서 대기업과 기업인의 역할을 부정적으로 서술했고 특히 두산동아, 지학사, 금성은 긍정적인 평가가 없었다”고 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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