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이 19일 영국 총리의 비즈니스 자문역이 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영국에 대한 국빈방문을 시작한 날, 인터넷 혁신과 창조 비즈니스의 상징인 마 회장이 양국 경제 가교 역할을 맡은 것이다.
AFP통신은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신의 비즈니스 자문 그룹(Prime Minister's Business Advisory Group)에 마윈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이 그룹에는 영국 최대 정유사인 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 니겔 윌슨 리갈앤드제너럴 CEO, 캐롤린 맥콜 이지젯 CEO, 제인-앤 가디아 버진머니 CEO 등 총 19명의 기업 총수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1년에 네 차례 모임을 가지고 영국의 경제 정책이나 무역 활성화와 관련된 토론과 건의를 한다. 이 자리에는 캐머런 총리를 포함해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산업부 장관 등도 참석한다.
헬런 바워 영국 총리 대변인은 "마 회장은 앞으로 영국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조언하고 정책 건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마 회장은 비즈니스 경험이 풍부하고 중국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영국 기업들이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망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 회장과 캐머런 총리와의 인연은 201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을 방문 중이던 캐머런 총리는 상하이(上海)를 방문해 비공개로 마윈 회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캐머런 총리는 그에게 영국 제품이 알리바바의 상거래 망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또 영국 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마 회장은 인터넷을 통한 전략적 제휴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적극 돕겠다"고 화답했다. 또 알리바바와 영국무역투자국이 상호 협력에 합의하는 내용의 비망록(MOU)을 체결했다. 만남이 끝난 후 캐머런 총리는 마 회장이 찍은 둘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서로의 친분을 알렸다.
FT와 텔레그래프와 등 영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중국 시장을 개척하고 양국 경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영국 정부의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오스본 재무장관은 "향후 수십 년 영국 경제의 성장 여부는 중국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