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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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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호 30면

아프리카에서 나는 ‘미스터 새마을’로 통한다. 경상북도가 2005년부터 추진해온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의 현지 점검 차 아프리카에 갔을 때 현지 주민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새마을 깃발을 치켜들고 저수지를 만들고, 논을 개간하던 그들의 희망찬 얼굴에서 1970년대 대한민국의 농촌을 보는 것 같았다.


경북도는 새마을운동이 태동한 지역이며 가장 왕성하게 실천된 현장이기도 했다. 그 유산을 이어 받아 누구도 돌아보지 않았던 시기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저개발국가에 새마을운동 보급을 위한 세계화 사업을 시작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11개국 30개 마을에 새마을리더 봉사단을 파견했고, 매년 200여 명의 저개발국 공무원과 지역 지도자를 초청해 새마을 연수를 받도록 함으로써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키워왔다.


우리는 현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확실한 원칙을 갖고 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집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시멘트를 제공하고 집 짓는 방법을 알게 해 준다. 다음부터는 그들의 몫이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의 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단순 일회성의 물질적 지원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반신반의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참여시켰다. 그리고 ‘Can do(할 수 있다)’, ‘Will do(할 것이다)’, ‘Must do(해야만 한다)’라는 의식개혁을 통해 빈곤퇴치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스스로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했다.


아프리카 르완다의 작은 마을 기호궤에 처음 새마을 봉사단이 파견돼 쌀을 소득사업으로 정했을 때 기술전수보다 더 어려웠던 건 닫힌 주민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과연 벼농사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염려만 했다.


그러나 봉사단이 마을주민 49명과 함께 처음으로 쌀을 생산하자 자신감을 갖고 참여하기 시작했다. 마을 최초로 벼농사 조합도 생기고 연평균 마을 소득이 7배나 증가했다. 르완다 정부에서도 벤치마킹하려고 마을로 찾아왔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건강보험을 넣을 수 있어 좋아했고, 슬픔과 걱정으로 가득했던 얼굴이 웃음과 여유로 변하게 되었다.


에티오피아 남부에 위치한 아둘랄라 마을도 새마을 운동으로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되었다. 생업과 학업을 포기하며 매일 왕복 6km를 걸어가 물을 공급 받았던 주민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 시설에서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물을 길러 다녔던 아이들은 그 시간에 공부할 기회를 갖게 됐다.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 노력과 성과가 알려지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 및 국제기구 정상들의 새마을운동 보급에 대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 초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에 참석한 타지키스탄 대통령, 에티오피아 대통령 등 국가 수반들과 유엔사무부총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수장들은 특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에티오피아 물라투 테쇼메 대통령은 ‘새마을전도사’를 자처하며 “5개 시범마을의 성공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에티오피아 경제발전을 앞당기고 교육·경제·농업·지역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교류 협력이 확대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새마을운동을 아프리카 빈곤문제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개발정상회의와 제70차 유엔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성공적인 농촌개발 전략인 ‘새마을운동’을 국제사회의 ‘신(新)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시켜 개도국의 농촌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새마을운동은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지향한다. 이념과 국가를 뛰어 넘어 지구촌을 하나로 만드는 운동이다. 우리는 새마을운동을 통해 지구촌의 다음 세대가 꿈과 희망을 나눌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다. 우리가 잘 살아서가 아니라 가난을 극복한 소중한 경험이 있기에 도와줄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김관용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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