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좋다" 미국 10대들 누드캠프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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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난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코모 호수 리조트. 따가운 햇살에 갈색으로 그을린 10대 소녀 두명이 전라(全裸) 상태로 발리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미국 누드 레크리에이션협회'가 열고 있는 리더십 캠프에 참석 중이다.

이 캠프에선 10대 남녀가 함께 누드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한다. 미국에서 '자연스러운 건강함'을 주장하는 누드주의가 퍼지면서, 10년 전 시작된 청소년 누드 캠프가 최근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9일 보도했다.

이 캠프는 선입견과 달리 전혀 음란하지 않다는 게 참석자들의 주장이다. '음란과 누드를 혼동해선 안된다'는 내규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적절하지 못한 신체 접촉'은 금지되고, 캠프장을 벗어날 때는 반드시 수수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

'엉큼족(族)'들이 호시탐탐 이 캠프를 노리고 슬쩍 담장을 넘기도 하지만 곧 경비원들에게 발각돼 쫓겨날 정도로 보안도 철저하다. 때문에 부모들도 안심하고 자녀를 맡기며, 이곳에서 자녀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사랑과 건전한 성의식을 배우기를 기대한다.

옷을 벗는다는 것을 빼면 여느 캠프와 다를 바 없다. 10대들은 개구리를 잡거나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며 논다. 조별 토론 주제도'내가 벗고 다니면 신이 싫어할까'같은 것들이다.

제인(13)은 "학교에선 옷차림으로 사람을 보지만 여기선 사람 그 자체를 만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직 '누구 수영복이 더 예쁜가'를 놓고 수다를 떠는 풋내기 '누드주의자'들이지만, 이들은 "누드 캠프가 더 재미있고 배우는 것도 많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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