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리 '60일 여인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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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여인천하'가 두달 만에 이라크전 후폭풍으로 무너졌다.

지난 4월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과 함께 '세계 최초의 여성 대통령.총리 정부'라는 기록을 세웠던 아넬리 예텐마이키(48.사진) 핀란드 총리가 이라크전 관련 외교기밀 유출 스캔들로 지난 18일 사임한 것이다.

예텐마이키 총리는 지난 3월 총선 직전 여당의 파보 리포넨 당시 총리가 핀란드의 영세 중립국 원칙을 깨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했다는 외교 기밀을 폭로해 중도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총리는 18일 오전 의회에서 '기밀에 대한 접근권이 없는 야당 당수가 어떻게 외교기밀을 입수했느냐'는 논란이 일자 "아무에게도 요청한 일이 없는데 누군가 문서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밀문서를 건넸던 대통령 보좌관이 "그녀는 선거 며칠 전 비밀 팩스번호까지 알려주면서 리포넨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화내용이 포함된 기밀을 달라고 했다"고 폭로하자 예텐마이키 총리는 이날 오후 할로넨 대통령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후임 총리는 마티 반하넨 현 국방장관이 맡게 될 것이라고 연정을 함께 구성한 사민당.중도당 대변인들이 밝혔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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