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K-2TV 인터뷰 프로 진행 맡은 황정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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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을 갖는 것은 모든 방송 진행자의 꿈이다.

황정민(32) 아나운서는 방송생활 10년 만에 KBS의 여성 아나운서 중 처음으로 그 꿈을 이뤘다. KBS의 프로그램 개편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황정민의 인터뷰'(KBS-2TV.매주 월~금요일 오후 8시40분 방송)를 진행하게 됐기 때문이다.

'…인터뷰'는 MC가 그날그날 직접 뉴스의 현장을 찾아가 화제의 인물을 인터뷰해 방송하는 프로그램. 굳이 제목에 MC의 이름을 붙인 데 대해 제작진은 "황정민 아나운서만의 독특한 색깔을 담은 프로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 독특한 색깔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글쎄요. 진지하지만 딱딱하지는 않고, 부드럽지만 야무진…그런 이미지를 말하는 게 아닐까요?" 황씨 본인이 쑥스러워하며 던진 대답이다.

"흔히 인터뷰라고 하면 경직된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인터뷰'는 좀 다를 것 같아요. 뉴스 속 인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솔직한 답변을 하도록 친근하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황씨는 이를 위해 인터뷰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는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때 분위기를 잘 풀어줘야 한다''유머감각을 발휘하라'는 등 조언의 내용이 너무 다양해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 앞선단다.

"장관 등 정책 결정자부터 정부의 정책 때문에 피해를 본 시민까지 인터뷰 대상으로 삼을 겁니다. 그러자면 정치.사회.경제 등 다방면의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하니까 요즘 신문 보랴, 인터넷 검색하랴 정신 없어요."

아나운서가 된 이래 뉴스.교양 프로그램 등을 두루 진행하면서 시사감각도 웬만큼 갖췄을 황씨이지만 매일 전혀 다른 이슈와 관련된 인물을 인터뷰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일단 다음주엔 최근 파업에 돌입해 사회문제로 부각된 조흥은행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라 은행 매각과 합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다듬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건 무얼까 궁리 중이에요. 철저히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인터뷰를 통해 뉴스 속의 현상들을 알기 쉽게 전해드리겠습니다."

현재 매일 아침 '황정민의 FM 대행진'을 진행하는 황씨는 "신설된 '…인터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은 전혀 낼 수 없게 됐다"면서 "당분간은 미혼을 '고집'해야 할 처지"라며 웃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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