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유통업체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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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글로벌이 완전 감자(減資)가 이뤄진 뒤 상호를 바꾸고 국내 유통 전문업체로 탈바꿈하게 된다.

또 하나은행은 자사주 19%를 연말까지 해외투자가들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나은행이 보유한 자사주 19%(3천7백50만주)를 연말까지 해외투자가들에게 분할 매각할 방침"이라며 "현재 이를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19%의 지분을 한 투자자에게만 모두 팔지는 않을 것이며 알리안츠 등 기존 대주주들도 지분을 더 늘리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현재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21.7%)지만 의결권을 전부 하나은행에 위임한 상태며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독일의 알리안츠그룹(8.16%)이다.

하나은행이 갖고 있는 자사주는 서울은행과의 합병 과정에서 정부(예금보험공사) 등 기존 주주에게서 매입한 것으로 은행 측은 그동안 주가가 다소 올라가면 이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K글로벌 문제와 지분 매각 등이 원만하게 해결되면 올 순익은 4천1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앞으로 소매 중개업무 등을 정리, 본격적인 종합투자은행으로 기능을 재편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金행장은 SK글로벌의 경영 정상화와 관련, "대주주.소액주주 모두 전액 감자를 요구할 방침이지만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 자본금(50억원)정도를 남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SK글로벌의 상호와 경영진을 교체하고 해외법인을 정리한 뒤 기존 종합무역회사의 기능을 버리고 국내 유통전문 업체로 바꿔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최태원.손길승 회장 등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 법정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게 되면 이사진에서 배제할 것"이라며 "崔회장이 담보로 맡긴 주식(1천2백60억원) 중 워커힐 등 1천1백억원어치는 조기 매각하고 그룹 경영권과 관련된 나머지 1백60억원어치만 구조조정 차원에서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 崔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영권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채권단과의 협상만 제대로 마무리되면 회생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은행은 SK글로벌에 대한 채권(4천6백87억원) 중 담보채권 3%를 제외한 나머지 97%를 캐시 바이아웃(현금매수청구)하기로 했다. 채권액의 30%만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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