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과 초콜릿의 '멋진 만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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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감귤이 넘쳐 고민해온 제주도가 감귤가공산업을 키우고 있다. 상처가 많아 상품이 되기 힘든 저질 감귤을 시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이를 감귤 농축액 가공 등으로 돌리는 것이다.

제주도는 2001년 2백억원을 투자, 남제주군 남원읍 한남리에 감귤 복합가공공장을 설립했다. 제주지방개발공사가 직영, 이미 3년간 9만6천여t의 비상품 감귤을 처리했다.

지금까지 6천t가량의 감귤 농축액을 생산, 자체 브랜드 제품인 '잘 익은 제주감귤'주스를 만들고 해태음료.한국야쿠르트 등 6곳의 기업에도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제주지방개발공사 관계자는 "아직 감귤 가공산업 시장이 미미하지만 최근 미국 등지에서 감귤 가공공장 처리능력에 대한 설명회와 수출을 문의하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수입 오렌지가 장악하는 국내 주스시장에서도 제주 감귤 주스의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지방개발공사의 농축액에 이은 최근의 히트작은 ㈜제주오렌지(공동대표 김필훈.곽경남)의 '제주감귤초콜릿'이다. 이는 감귤 농축액을 급속 냉동건조해 분말상태로 만들어 끼워넣는 샌드위치형 초콜릿이다.

이 회사는 2001년 9월부터 7종의 세트제품 생산을 시작해 그해 4억5천만원의 매출액을 올린 뒤 지난해 18억원, 올해의 경우 5개월여 만에 10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이대로만 가면 제품 생산 3년 만에 올 연말 30억원의 매출액을 기대할 상황이라는 것.

㈜제주오렌지는 지난해 농수산물유통공사로부터 한국전통식품 가공품 분야 베스트5에 선정됐고, 지난 5월엔 제주도의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제주오렌지는 최근 녹차와 홍삼을 첨가하는 초콜릿을 시장에 내놓은 데 이어 감귤양갱ㆍ아이스크림 등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오인택 제주도 감귤과장은 "2~3년 내 감귤을 원료로 한 수많은 가공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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