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확신을 가져라" 부진한 민병헌에게 건넨 김태형 감독의 한 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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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을 먹어도 된다. 확신을 갖고 타석에 들어서라."

김태형 두산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타격 연습을 하고 있는 민병헌을 불러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은 "(민병헌이) 확신 없이 타석에 들어서는 게 보인다. 타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있게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헌은 10일 열린 1차전에서 3번타자로 나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1회 볼넷을 얻어 출루한 게 전부였다. 특히 2-3으로 뒤진 9회 말 1사 만루에서는 조상우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민병헌은 "뒤에 (김)현수가 볼넷을 얻어 동점을 만들지 못했고, 팀이 만약 졌다면 큰일 날 뻔했다. 어제 성적이 좋지 않아 경기 내내 우울했는데 그래도 팀이 이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129경기에서 타율 0.303을 기록한 민병헌은 시즌 내내 허리와 허벅지 부상을 달고 살면서도 중심 타선을 지켰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10경기 타율이 0.179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민병헌은 "배트가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매년 이 시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급해지고, 자신감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팀이 넥센과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였지만 정작 민병헌은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10일 경기 후 민병헌은 경기장에 남아 500개가 넘는 공을 치고 또 쳤다. 민병헌은 "피칭 머신이 고장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는 "쉰다고 해결될 일이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내가 치지 못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잘 치면 된다. 팀이 이길 수 있는 쪽으로 후회 없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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