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녀응원단 오면 어디서 재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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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8월 21일 개막되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2백여명 규모의 북한 응원단 숙소 지정 문제를 놓고 대구시와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가 고민에 빠져 있다.

응원단이 경기장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고 안전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투숙지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북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노현 조총련 체육회장을 만나고 온 박상하 대구 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18일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숙소 문제 등을 놓고 북한 측과 구체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朴위원장은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북한의 '미녀 응원단'이 다대포항에 정박한 만경봉호를 이용했던 전례를 들면서, 북측 선박을 울산항이나 포항항에 정박해 놓고 숙소로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북한 측이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협의 과정에서 포항항의 경우 POSCO의 보안상 문제가 걸림돌로 제기됐고, 울산항은 대회 개최장소인 대구와 거리가 너무 멀어 곤란하다는 의견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이 걸린 조직위는 대구시내의 특2등급 호텔인 파크호텔을 응원단 숙소로 잠정 결정하고 북측과 구체적인 의견조율을 벌이고 있다.

이 호텔은 망우공원 내에 위치해 응원단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몰려도 교통 혼잡의 우려가 적고, 지난해 부산에서처럼 즉석 야외공연이 가능해 북측이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 대회 메인호텔인 인터불고호텔과 복도로 연결돼 있어 보안성과 시내 접근성에서 적합하다는 점도 감안했다. 팔공산 기슭에 있는 대구은행 연수원도 검토 대상이었지만 격리한다는 인상을 준다는 의견이 우세해 제외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U대회에 1백50여명의 선수단과 함께 2백명의 응원단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원단은 북한 대학생 중에서 선발한 1백여명과 조총련 출신 청년 1백여명 등 2백여명 규모로 구성될 전망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우리 측은 이들 응원단이 선박 대신 판문점을 통과하는 육로 입국 방식을 제의했고 북측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달성군은 시민단체인 '달성사랑 시민모임'을 중심으로 1천2백여명의 북한 서포터스를 구성해 북한 선수단을 응원할 예정이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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