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MVP 스나이더 "운이 좋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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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만 되면 힘이 솟는다. 넥센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33)가 극적인 동점타로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스나이더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SK 선발 김광현에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약했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스나이더는 김광현에 약해서 경기 후반에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묵묵히 기다린 스나이더는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6회 2사 1루에서 박헌도의 대타로 들어온 스나이더는 켈리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2번째 타석에는 삼진으로 물러난 스나이더는 연장 11회 말 3-4로 뒤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1사 2루에서 SK 마무리 정우람으로부터 동점 2루타를 뽑아냈다. 이후 넥센은 김하성과 서건창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맞이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윤석민이 친 타구를 SK 유격수 김성현이 놓치면서 경기는 4-5로 끝났다.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동점타와 결승 득점을 올린 스나이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선발에서 제외됐다.
"정규 시즌 때도 같은 상황이 많아서 선발로 나가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경기에 투입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선수마다 역할이 있는데 나는 벤치에서 있다가 나오는 역할이라고 받아들였다."
-11회 정우람의 초구를 쳤다.
"앞 타석에서 상대했을 때 직구를 공격적으로 던졌다. 그래서 초구 직구를 노려쳤고, 결과가 좋았다."

-지난해 LG에서도 포스트시즌(4경기 타율 0.467, 1홈런 3타점)에 잘 했다.
"플레이오프를 위해 정규시즌를 치렀고, 지금이 가장 중요한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라고 해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간단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목표는 우승이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미국에서도 플레이오프를 많이 해보고 우승도 해봤다. 우리 팀 선수들도 포스트시즌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뭘 해야하는지 선수들이 잘 아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하는 것은 편안해지는 것이다."

-마지막 윤석민의 타구를 봤나.
"처음 방망이에 맞았을 때는 아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홈으로 뛰어가면서 보니 투수는 마운드 위에 서 있고,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빨리 홈을 밟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매우 운좋은 안타(기록상 실책)였지만 어쨌든 우리는 승리를 잡았다."

목동=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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