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벼랑 끝에서 만난 넥센과 SK…WC 미디어데이서 설전

중앙일보

입력

"올해는 즐길 여유가 없다."(염경엽 넥센 감독)
"1차전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겠다."(김용희 SK 감독)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 SK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양 팀 사령탑이 각오를 밝혔다.

6일 목동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은 사활을 건 승부를 예고했다. SK는 한화·KIA·롯데와 치열한 5위 다툼을 벌인 끝에 5위로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탔다. SK는 2012년 이후 3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됐다. 김용희 감독은 "어렵게 와일드카드를 잡게 됐다. 정규 시즌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즌 막판에 좋은 경기를 펼쳤다. 만족하지 않고, 시즌 전에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넥센은 두산과의 3위 싸움에서 밀려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치르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다소 부족했던 정규 시즌을 만회할 기회를 잡았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핸디캡 시리즈다. 4위를 차지한 넥센이 먼저 1승을 안고 경기를 치른다. 1차전에서 넥센이 승리하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SK가 준PO에 오르기 위해서는 2연승을 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한 경기 만에 끝내야만 다음 단계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넥센은 올 시즌 15승(7패)을 거둔 에이스 밴헤켄을 1차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SK 역시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워 맞불을 놨다. 김 감독은 "켈리, 세든 등 좋은 투수들이 있지만 넥센과의 상대 전적이 가장 좋은 김광현을 선택했다. 큰 경기에서 경험도 많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쉽게 공략할 수 있는 투수는 아니지만 우리가 많이 당했던 슬라이더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고 강조했다. 에이스 투수가 맞대결을 펼치는 까닭에 양 팀 감독은 조심스럽게 3점 차 이내에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와 정의윤의 4번타자 맞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둘은 2005년 LG에 나란히 입단했다 10년이 지난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상대로 만나게 됐다. 이날 미디어데이장에 참석한 박병호는 "입단 동기로 친하게 지냈던 의윤이가 잘해 기분이 좋다"며 "둘 다 잘하고 우리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즌 막판 상대의 집중 견제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박병호는 "전광판에 기록이 다 지워지지 않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부담감을 털고 긍정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염 감독은 "타선에서 박병호와 이택근이 미쳐준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감독은 정의윤에 거는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은 "정의윤이 가세한 이후 타선의 균형감이 좋아졌다. 장타력과 타점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SK는 부상 중인 최정을 엔트리에 포함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상태를 좀 더 살펴보고 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넥센도 시즌 막판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김민성과 윤석민을 모두 기용할 계획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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