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시신 얼굴 덮는 매장풍습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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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북 성주군 성주읍 예산리 일대에 있는 기원전 2~1세기 목관묘 40기 중에서 시신 안면을 부채로 가린 매장 풍습이 확인됐다.

이곳을 발굴중인 경북문화재연구원(원장 윤용진)은 목관묘 40기중 통나무관(棺)을 사용한 30호 목관묘에서 이런 매장 형태가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발굴단은 부채의 실물은 거의 삭아 없어졌으나 부채 손잡이가 시신 가슴을, 역삼각형 모양의 부채 몸체는 시신의 얼굴을 덮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부채로 안면을 가린 매장 풍습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창원 다호리유적 제1호 목관묘에서 손잡이만 확인된 부채 유물과 연결될 수 있다. 통나무로 관을 만든 것도 다호리 유적과 공통점을 보인다.

'중국 한대 목관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경남도청 문화재과 신용민씨는 "통나무관 등은 중국의 장강 유역에서는 자주 보이던 매장 형태인 것은 분명하다"며 "북방 대륙 일변도로 생각했던 현재의 고고학적 방향을, 장강 유역을 통한 중국-한반도의 해양 문화 루트로 연구의 시각을 돌려볼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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