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세탁기도 와이파이 연결하면 첨단기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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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호 21면

“식당에 갈 때나, 커피숍에 갈 때 와이파이에 접속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지 않나. 휴가지에서 와이파이 없는 호텔에 머물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이것이 와이파이가 갖고 있는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아드리안 스티븐스(59·사진) 무선랜 워킹그룹 의장은 와이파이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이렇게 표현했다. 인텔에서 20년간 무선인터넷 기술을 연구해 온 그는 “와이파이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와이파이로 가정의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스마트홈 시대가 곧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IEEE에 대해 소개해달라.


“1884년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전문가 협회다.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책을 제시하는 곳이다. 내부에 12개의 기술협회가 존재하며 무선랜 개발그룹도 그 중 하나다. 160여 개국, 42만6000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삼성전자, LG전자 등에도 우리의 회원이 있다.”


-와이파이 개발 25주년을 맞았다.


“처음 와이파이를 개발할 때만 해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무선 인터넷 기술의 중요성과 그 발전 가능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관련 제품에 대한 시장도 없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오늘날 와이파이는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사실상 모든 모바일 기기에 적용됐다. 사무실, 집, 공항, 기차, 심지어 항공기에서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와이파이는 사람들에게 어디서든 데이터를 소비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을 창조해냈다.”


-와이파이가 한국 통신산업에 미친 영향은.


“지난해 한국 가정의 와이파이 보급률이 약 76%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2위 수준이다. 가정용 와이파이가 확대되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었다. 인터넷 전화(VoIP)와 같은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한국은 지하철, 버스 등 공공장소 와이파이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와이파이의 안정적인 무선 인터넷 접속 역량이 한국의 스마트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이동통신사들은 와이파이망 구축보다 4G 등 셀룰러 데이터 속도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무선 인터넷 사용량이 증가하다 보면 통신사들은 비인가 주파수 대역으로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고자 할 것이다. 와이파이는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시키는데 가장 적절한 기술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더 빠른 전송속도를 가진 와이파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높은 전송률, 빠른 처리속도 등은 와이파이의 차별점이다.”


-요즘 스마트홈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다.“와이파이가 스마트홈 기술 발전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현재는 집에 있는 사물 가운데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많다. 와이파이는 알람시계, 토스터기,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정 내 모든 사물을 연결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침대 옆 알람시계를 원격으로 조정한다든지 시계에 날씨 정보를 반영해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등의 방식이다. 와이파이는 사물인터넷에 쓰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간과 사물의 의사소통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창의적으로 만들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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