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문재인 재신임 투표 추석 전에 마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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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회의에 참석해 있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대표의 재신임 문제는 우리 당 역사에 비극의 서막이 될 수 있다. 저는 그래서 반대한다. 그래도 강행하겠다면 저를 밟고 가시라”며 문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 철회를 요구했다. [조문규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18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주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가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문 대표의 공식 입장으로 봐도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추석 전에 마치려면 (다음주) 어느 날에 시작하든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대표와 이석현 국회부의장, 박병석 의원은 이날 오전 당 대표실에서 50여 분간 비공개 회동을 하고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 당무위원과 의원들이 연석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문 대표의 재신임을 결정하고, 투표를 중지시키려는 게 당 중진들의 중재안이었다.

 박 의원은 “문 대표가 처음엔 ‘언제까지 흔들릴 순 없다’ ‘안에서 멍드는 걸 용인하기 어렵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나 당무위원과 의원들 간의 연석회의를 제안하자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연석회의 결과에 따라 재신임 투표를 중단할 가능성을 열어 놓았기 때문에 문 대표가 한 걸음 물러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 대표는 기자들에게 “지금도 재신임 투표가 당내 분란을 끝내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중진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모색을 하고 있으니 귀를 열어 놓고 경청하겠다.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을 몇 시간 만에 최 본부장이 뒤집었다. 최 본부장은 그 이유로 이종걸 원내대표를 지목했다.

 최 본부장은 “문 대표와 중진 의원 간 회동에서 연석회의 개최를 결정했으나 이종걸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당 중진의 결정을 뒤집고 흔드는 것으로 이종걸이라는 분열의 변수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연석회의를 하려면 이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소집해야 하는데 의총 소집을 안 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 회견에도 이 원내대표는 “연석회의 소집에 관한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만 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중진들과 문 대표가 약속한 대로 연석회의가 열릴 수 있도록 이 원내대표가 의총을 소집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도 이날 문 대표에게 ‘재신임 투표 철회’를 요구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안의 중앙위 통과는 재신임의 다른 이름”이라고 했다. 혁신위는 23일 마지막 혁신안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중진 용퇴론’도 본격 제기할 예정이다. 당 관계자는 “당 인적 쇄신을 위해 용퇴해야 할 의원을 언급하게 될 텐데 그 범위가 넓고 강도도 강하다”며 “용퇴 의원 명단과 기준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은 당 60주년 기념식을 했다. 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권노갑·임채정·김원기 상임고문 등 당 원로, 의원 및 당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비주류 진영의 안철수·김한길·박지원 의원 등은 불참했다. 기념식에서 당 원로들은 “분열은 절대 안 된다”(권노갑)고 강조했다.

글=이지상·위문희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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