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마약 훔쳐 75번 투약한 간큰 간호조무사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병원장실 금고에 보관 중이던 환자 마취용 마약을 상습적으로 훔쳐 투약한 간호조무사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서부경찰서 16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대구시 서구 모 산부인과에 근무하는 이모(38·여)씨와 정모(38·여)씨 등 간호조무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병원장 금고에 있던 마약(보건복지부 분류 합성마약)으로 분류된 '염산페치딘' 92개(1개당 1cc)를 훔쳐 병원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다. 금고 열쇠를 미리 복사해 뒀다가 병원장이 자리를 비울 때 마약을 훔쳐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60회, 정씨는 15회 투약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루에 2회씩 투약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염산페치딘을 투약하면 통증이 완화되고 몽롱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산부인과에선 분만 시 마취제로 쓴다. 경찰에서 이씨는 "오른쪽 팔에 통증이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씨는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그랬다"고 각각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병원장 김모(63)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마약류 관리소홀, 마약 분실 사실을 알고도 즉시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적용해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