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김관영 “경제정책 C학점” … 최경환 웃으며 “그 정도면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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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5층 대회의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가 열린 이날 회의장은 ‘노동 국감장’을 방불케 했다. 노사정 대타협의 내용을 두고 여야가 맞섰다. 이번 타결안은 임금피크제 시행과 저성과자 해고 규정을 다루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해고 걱정이 없는 기재부 관료가 경제 파탄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노동자의 해고를 더 쉽게 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경제성장률에 기여가 큰 부문은 노동”이라며 “일자리 창출과 청년 취업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노동개혁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최경환(사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해고를 쉽게 한다는 게 아니라 공정한 해고를 한다는 차원”이라며 “(임금피크제로 아낀 재원으로)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국가채무도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보수 정부는 최소한 재정건전성은 확보할 것이란 믿음을 여지없이 깼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나랏빚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지만 증가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고 경기침체와 인구 고령화에 따라 채무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국가채무 증가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선 여력이 충분한데 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증세보다는 잠재성장률을 높여 (늘어난 세수를) 복지에 충당하는 정공법이 맞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자본 유출 위험성에 대한 질문에 최 부총리는 “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유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선 때아닌 학점 얘기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부총리의 경제 정책에 대해 201명의 국내 경영학자가 C학점을 준 걸 알고 있나.”

 ▶최 부총리=“(웃으며) C학점이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웃으면서 말할 때인가.”

 ▶최 부총리=“F학점이 아니고 C학점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 생각보다 높게 나와서….”

 최 부총리의 대답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2월 대학가에선 최 부총리의 경제 정책에 F학점을 매긴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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