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의원들은 자기 이해관계 예산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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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결위 가면 의원들은 각자 이해관계만 챙겨요. 외교부 예산이 제일 먼저 깎인다고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 10일 작심하고 직설적 발언을 쏟아냈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부 국정감사에서다.

이날 오후 맨 마지막 순서로 보충질의를 한 정 의원은 재외국민 안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정 의원은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영사가 지정된 곳이 170개 공관 중 62개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업무여비는 2012년 8억6000만원, 2013년 10억원으로 올라갔다가 2014년 8억500로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여비가 없는데 어떻게 움직이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늘어나는 해외 체류 국민과 관광객 수요를 감안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국가의 제일 중요한 의무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외교부가 이를 위해 인력을 증원하거나 예산을 증액하겠다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반대하는 의원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런 부분을 하는 데 있어서 의원들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안 보인다. 따라다니면서 챙겨달라고 하는 외교부 직원들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곧이어 자아비판까지 포함한 직설을 쏟아냈다. "외통위에서 예산을 늘려놓으면 뭐하냐. 예결위에 가면 아무도 안 챙긴다. 의원들은 각자 이해관계가 있는 예산만 챙긴다. 제일 먼저 깎이는 예산이 외교부, 그 다음이 통일부, 그 다음이 국방부다. 통일부와 국방부는 따라다니기라도 하지, 외교부는 그런 것이 없다."

정 의원은 파나마 대사관에서 대사 부인이 공공외교 현장실습 인턴을 주방 보조 등 업무외 목적으로 일하도록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것도 계속 문제삼을 수가 없는 것이 요리사가 없어 생긴 문제다. 여건이 안좋으니까 안가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현지 공관 사정을 뻔히 아니까 더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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