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회사 콜라를 마시다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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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펩시콜라와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코카콜라가 경쟁사 콜라를 마신 운전기사를 해고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12년간 코카콜라 배달기사로 일해온 릭 브론슨이 최근 한 수퍼마켓에서 펩시콜라를 마시자 매장 측이 회사에 신고했다.

회사는 발끈했다. '펩시콜라를 몰래 꺼내 마시려는 코카콜라 운전기사'라는 펩시 TV 광고가 히트를 친 적이 있었는데 이 일로 펩시가 "보라. 광고가 맞지 않는가"라고 선전할 판이 된 것이다.

회사는 "코카콜라 유니폼을 입은 채로 경쟁사 제품을 이용한 것은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을 금지하는 사규의 위반"이라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브론슨은 "그날 할당된 배달 업무를 마친 뒤 마지막 매장에서 펩시콜라 한 캔을 산 뒤 외부인이 보지 않는 매장 직원들의 대기실로 가셔 마셨을 뿐"이라며 "이는 업무와도 관계없는 개인의 선택권"이라고 항변한다. 많은 직원도 "GM 자동차 직원이라고 포드 자동차를 타지 못한다는 법이 있느냐"며 "회사가 너무 냉혹하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브론슨이 회사에 비판적인 노조 하급 간부였다는 점에서 그의 해고에는 노조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명백하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브론슨이 복직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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