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수백대, 금으로 바른 호텔…'사치의 끝' 사우디 국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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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살만 국왕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벤츠 세단. [트위터 캡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살만 국왕이 방미 기간 동안 머무르는 최고급 호텔 포시즌스. [사진 포시즌스호텔]

미국을 방문 중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79)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연일 사치스러운 행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의 타계 후 왕위에 오른 살만 국왕은 전용기를 타고 워싱턴 외곽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3일 도착했다. 같은 장소에 있던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인 캐롤 리는 살만 국왕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고급 자동차 행렬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 속에는 독일 자동차 벤츠에서 나온 고급 세단 S클래스 100여 대가 줄지어 서있다. 살만 국왕 가족과 수행원들이 탈 차량으로 추정된다고 캐롤은 설명했다.

살만 국왕의 남다른 스케일은 그가 방미 기간 내내 머무른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스 호텔에서도 목격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왕의 방미 일정에 맞춰 포시즌스 호텔을 통째로 빌렸다. 3~5일(현지시간) 사흘간 이 호텔은 국왕 일가와 외교관들만 머무를 예정이다. 이 기간에 포시즌스 호텔을 예약한 투숙객들은 인근 다른 호텔로 옮겨졌다고 한다.

호텔 측은 국왕의 방문에 앞서 포시즌스 호텔 내부를 전부 리모델링했다.
“모든 게 금이다. 금테 두른 거울, 금으로 만든 테이블, 램프, 심지어 모자걸이까지도 금으로 만들었다. 국왕이 발딛는 호텔의 모든 곳에는 레드 카펫을 깔았다. 주차장도 레드 카펫으로 도배했다. 국왕과 국왕 가족이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서 내려서 아스팔트를 밟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설명하는 ‘살만 국왕 전용 호텔’의 모습이다.

요란스러운 살만 국왕의 행보는 지난 7월 프랑스에서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국왕이 프랑스 남동부 리비에라 해변에서 3주간 휴가를 보낼 예정이었다. 1000명의 수행원을 보잉 747기 두 대에 나눠 데리고 온 그는 해변 별장에 3주간 머물렀다. 그러나 보안상의 목적으로 별장 반경 300m 이내 해안을 폐쇄하고 일반인의 접근과 수영을 모두 금지시켰다. 10만 명의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이 ‘폐쇄 반대 청원서’에 서명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 제출하기까지 했다. 결국 비난 여론에 못이겨 살만 국왕은 휴가를 8일 만에 접고 모나코로 떠났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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