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이 두려워" 美 소비심리 꽁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실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가 이달 들어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4~25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은 6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달 말의 92.1에서 87.2로 5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13일(현지시간)을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93.1)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지수 하락폭도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고용 환경과 기업 설비 투자가 개선되지 않는 탓에 소비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시간 대학 소비자 신뢰지수는 이라크 전쟁을 앞둔 지난 2월 9년 만에 최저치인 79.9까지 하락했으나 전쟁이 끝난 4월과 5월에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도매물가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기록,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5월 도매물가는 0.3% 하락했다. 지난 4월 도매물가는 1.9% 하락해 월별 하락폭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5월의 도매물가 하락은 주로 에너지 가격이 2.6% 하락한 데 따른 것이지만 남자 및 아동 의류, 트럭, 일부 식료품 가격도 내림세였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4월 무역수지 적자는 전달보다 2% 줄어든 4백20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월별 적자폭으로는 사상 세번째로 컸다. 최근의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대 효과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 증시는 소비심리가 악화됐다는 소식에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3일 나스닥지수는 27.13포인트(1.64%) 하락한 1,626.49로 마감돼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79.43포인트(0.86%) 내린 9,117.12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9.90포인트(0.99%) 빠진 988.61로 장을 마쳤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