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탐지하다가 어르신 친구로 … 견공의 반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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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난달 27일 은퇴 행사를 마치고 광주경찰청을 떠나는 스틸(왼쪽)과 스카이. [사진 광주경찰청]

경찰특공대 폭발물 탐지견 두 마리가 은퇴해 시골 노인들의 동반자로 ‘견생(犬生) 2막’을 시작했다.

 주인공은 광주경찰청 소속이었던 여덟 살 ‘스카이(리트리버)’와 일곱 살 ‘스틸(셰퍼드)’이다. 이들은 2009년부터 폭발물 탐지견으로 6년간 활동하다 지난달 27일 은퇴했다.

2010년 부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롯해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이 참석하는 행사에서 폭발물 탐지를 해왔다. 그러다 사람으로 치면 쉰 살 정도 나이가 돼 지난 7월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났다.

 경찰은 은퇴를 앞두고 스카이와 스틸을 데려 갈 새 주인을 찾았다. 마당이 있고, 교통사고 위험이 없도록 큰 도로에서 떨어진 집이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달았다. 그 결과 스틸은 광주 북부경찰서 염정운(43) 경위의 어머니 홍홍순(75·전남 나주시)씨가 지난달 28일 입양했다. 스카이는 광주 경찰특공대 정현욱(32) 경장의 외할머니 이춘자(78·전남 장성군)씨가 이번 주말께 데려간다.

 스틸의 주인이 된 홍홍순씨는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외롭게 지냈는데 이젠 친구가 생겼다”며 “똑똑한 스틸은 다른 동네 노인들에게도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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