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성동조선 7년간 위탁경영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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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중공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성동조선을 내년 1월부터 최장 7년간 위탁 경영한다. 삼성중공업이 기술력·영업력을 전수하는 대신 성동조선을 외주 협력업체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이런 내용의 ‘성동조선 지원을 위한 경영협력 협약’을 했다고 밝혔다.

 경남 통영에 있는 성동조선은 지난달 말 기준 수주량 세계 9위의 중형조선소로, 자금난에 빠진 2010년부터 자율협약을 통해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올해까지 3조원 넘게 지원했는데도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자 채권단은 대형 조선사 위탁 경영을 통해 수주능력을 끌어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뒤 삼성중공업과 협상해왔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협약으로 채권단· 삼성중공업·성동조선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협약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에 영업·구매·생산·기술 부문을 지원한다.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물론 구매 선진화기법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린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해양플랜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다. 예컨대 성동조선의 주력 수출품인 중형 상선을 삼성중공업이 전 세계 영업망을 이용해 수주한 뒤 성동조선에 외주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위탁 기간 동안 재무를 비롯한 인사·노무는 수출입은행이 관리한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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