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연결 앞두고 밤잠 설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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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반세기 동안 버려진 채 멈춰섰던 철마(鐵馬)가 이제야 한(恨)을 풀 수 있게 됐습니다. 14일 경의선 연결식 때문에 가슴이 설레 요즘 밤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1.8㎞ 떨어진 우리나라 최북단역이자 유일한 국제역(國際驛)인 도라산역 김시철(金時徹.41)역장. 그에게 남북철도 연결식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경의선 연결에 대비해 철도청이 지난해 4월 11일 운영하기 시작한 도라산역의 초대역장으로서 경의선 연결공사의 결실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통일은 막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곳에 와보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金역장은 1981년 울산대 합격증을 받으러 갔다가 우연히 울산역 대합실에 붙어있는 철도대 모집 공고를 보고 철도청에 발을 디뎠다. 철도 공무원 20년째인 그는 도라산역을 신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숨에 자원했다.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가족들의 만류도 있었다. 민간인통제선 내에 있는 근무지에서 일하다 보니 모든 생활을 군의 통제에 따라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그러나 '통일현장'에서 일해 보겠다는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제가 역장으로 있는 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정용수 기자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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