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국가대표 포함' 농구선수 10여명, 불법스포츠도박 혐의로 조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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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현역 선수 10여 명이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 범죄 수사대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거나 불법 베팅에 관여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잡고 프로농구를 포함해 유도·레슬링 등 전·현직 운동선수 20여 명을 수사했다. 이들 중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를 함께 했거나 같은 대학 출신인 운동 선수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를 받은 선수 중에는 다음달 열리는 아시아농구선수권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 1명,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선수 3명 등 4명의 전·현직 국가대표도 있다.

경찰 조사에서 오리온스 장모(24), 동부 안모(28), kt 김모(28) 선수 등은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억대 불법 스포츠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각 구단 주전급 선수를 포함, 프로농구 선수 10여 명을 추가 조사했다. 이 가운데 삼성 소속으로 지난 5월 은퇴한 박모(29) 선수는 억대 도박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통해 직접 도박에 참여하거나, 경기 결과에 따라 소정의 배당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농구계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특정 대학 모임에서 회비 통장 관리를 맡은 인물이 불법 스포츠도박을 주도한 혐의가 있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역 선수는 불법 스포츠도박은 물론,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관하는 스포츠토토에도 참여할 수 없다. 프로농구에선 2005년 원주 TG 양경민이 팬을 통해 스포츠토토를 구입했다가 36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국가대표가 연루된 불법 스포츠도박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며 프로농구는 다음달 12일 개막을 앞두고 흥행에 직격탄을 맞았다. KBL 관계자는 "관련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고, 경찰에서 정식으로 발표한 것도 없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전해들은 뒤 혐의가 입증된 선수드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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